조용하지만 웅장한 전쟁영화.


쿵쾅쿵쾅 치고받는 전쟁을 생각하고 이 영화를 봤다면 실망했을 듯. 


전쟁영화인데 좀 차분하네... 의문이 들 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이라걸 알고 아하.. 수긍함


뜬금없지만 영화 명량이 떠올랐다. 

가라앉는 이순신의 배를 백성들의 작은 배들이 끌어내는 장면을 보며 나는 좀 오그라들었는데, 

영국 사람들은 덩케르크에 고립된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작은 어선을 가진 영국민들이 나타나는 장면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러고보니 명량과 비교해 볼만한 몇 가지 포인트들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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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를 보고 몇 가지 키워드를 정리해봄.


1. 다양성의 존중


페르디난드는 누가 봐도 두려움에 떨만한 거대한 덩치의 싸움소이지만 작은 꽃을 사랑한다.

황소는 싸우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황소라고 왜 꽃을 좋아하면 안되는가. 

그러나 이 영화에 나오는 많은 이들은 페르디난드의 꽃사랑을 비웃고 무시한다. 



2. 인간중심적 사고 탈피


페르디난드와 함께 지내던 다른 소들도 각각의 존재 이유, 개성, 장점을 갖고 있다. 

누구는 잘 생긴 외모를 갖고 있고, 누구는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투우사라는 한 인간의 멋진 피날레를 위해서, 또는 투우장에 모인 대중의 흥분과 쾌락을 위해 하나같이 싸움 연습에만 몰두한다. 

인간이 뭔데? 

왜 동물이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이용되어야 하는가.



3. 강함의 재정의


이기기 위해선 보통 힘이 필요하다. 힘이 있어야 강하다. 

어쩌다가 투우장에 서 투우사와 싸우게 된 페르디난드.

결국 그는 투우사를 이기게 된다. 

그런데 페르디난드는 힘을 사용하지 않고 이긴다. 

힘으로 싸우지 않고 승리를 거둔 것이다. 

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강한것만이 강한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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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내세에 대해서, 영혼에 대해서, 귀신에 대해서 상상해 봤을 것이다.


어떤 민족이나 나라에서는 그저 상상에 머물지 않고, 

미신이나 전통이란 이름으로 보다 체계화 되고 의식화 되어 삶 속에 융화되기도 한다.

우리의 명절이나 기일때 차례, 제사를 지내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런 의식을 통해 내세에 가있을 누군가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런데 보통 내세는 죽음이라는 어둡고 부정적인 과정을 통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종교는 내세에서도 천국과 극락이라는 밝고 아름다운 공간이 있음을 제시하며,

이를 그 종교의 궁극적인 목표처로 지정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경건한 이승의 삶을 독려한다. 


그런데 <코코>는 그런 내세를 무척이나 아름답게 그려낸다. 

천국과 지옥의 이분법적인 묘사는 없고, 그저 이승 이후의 또다른 멋진 세상이 있을 뿐이다. 

그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름다운 내세에 지옥같이 슬픈 일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승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자신이 잊혀지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평생을 사는 것보다도, 그 누구도 나의 존재를 인지하지 않는다는 것. 

이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진짜 무의미한 일일테니, 

이보다 더 잔인한 일이 있겠나 싶다. 


물론 <코코>의 아름다운 화면들과 감동적인 스토리는 그런 잔인함을 느끼기 어렵게 한다.

꿈을 좇다 내세를 밟게된 밝은 소년과 유쾌한 저쪽 세상 사람들, 그리고 형형색색의 예쁜 배경들. 


아름다운 이 영화 속에서 누군가에게서 잊혀지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반대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래서 그가 행복하려면 그를 계속 기억해야 한다는,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영화. 


한번쯤 상상했을 죽음 이후의 세상을, 지금까지 쉽게 상상해본 적 없는 모습으로 잘 그려낸 수작이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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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과 윤계상의 주변 인물들이 그 둘의 갈등관계에 함께 얽혀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둘만의 관계에 집중됐다면 그저 그런 마동석의 영화에 머물렀을텐데, 

마동석 외 대부분 캐릭터들이 모오두 강렬한 개성들을 갖고 있어서

단순한 대립에 머물 수 있었던 주연 둘의 관계와 스토리를 풍성하게 부각시켜주었다.


조연들 각자의 이야기로 또 스핀오프들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듯. 


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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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블레이드 러너 라는 제목만 들어본 것 외에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보았다.


꽝꽝거리는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는데, 조용한 SF 블록버스터였다. 


그리고 철학적인 영화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전작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는데, 전작을 보지 않아서 전혀 눈치도 못채고..



조셉 고든 래빗은 어느 영화에 나오든 그의 신비로운 표정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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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

영화이ㅅ수다 2018. 1. 14. 21:28

어린이가 나오는 판타지라길래 그런 류...의 영화를 예상했는데, 빗나갔다. 


상처받은 어린 영혼을 괴물 같지 않은 괴물이 어루만져주는 힐링 판타지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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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의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그리고 현실 사이를 너무 오가느라,


보는 내내 혼란스러워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긴장감 있는 전개 끝에 속시원한 결말을 본 것으로 만족.


물론 맨 마지막 또다른 혼란거리를 던지면서 살짝 짜증나긴 했지만,


그것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기엔 지금 내 마음의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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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굳이 보려면 3D로 봐야할 것 같다.


무슨 요약본처럼 스토리가 초스피드로 전개, 그 중간중간 어린이 코드의 깨알 웃음 전달. 

그러다가 어설픈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짜잔~ 변신한 주인공이 구해내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였던 것이다.


짱구는 못말려라던지 뽀로로라던지 극장판이 많이 나오면서 어린이와 그 부모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이 몬스터호텔2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나에게는 딱 그정도 수준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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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공포 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보면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 영화인데, 이 영화의 감독이 엑소시스트를 대놓고 오마주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검은사제들은 엑소시스트만큼 공포를 주지 못했다. 

검은 사제들의 귀신 들린 소녀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피를 토하고, 징그러운 벌레와 짐승들이 나오면서 관객들을 깜짝 놀래키긴 했지만, 엑소시스트의 어린 소녀가 고개를 360도 돌리며 미소를 짓거나, 허리를 뒤로 굽혀 두손과 두발로 2층 계단을 뛰어 내려오던 모습에서 느꼈던 오싹한 공포는 느낄 수 없었다. 


이 영화는 두 명의 신부가 귀신들린 소녀를 놓고 구마의식을 벌이는 과정에 대부분 역량이 투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고, 그만큼 전체적인 줄거리보다는 구마 의식을 얼마나 무섭게 표현하느냐에 감독과 배우들의 고민도 많았을 듯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한계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엑소시스트 역시 사실 구마의식이 영화의 대부분이긴 하지만, 검은 사제들에 없는 어떤 공포스런 무언가가 있었다. 그게 무엇이었는지는.. 다시 영화를 한 번 봐야겠다.; 


어쨌든 검은 사제들은 그냥 공포스런 장면들을 연출하는데 무쟈게 공을 들인, 일종의 '호러 포르노'를 지향한 영화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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